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돌멩이 하나
64♣허브차♣(@motive57)2018-12-11 09:42:59
돌멩이 하나
김남주
하늘과 땅 사이에
바람 한점 없고 답답하여라
숨이 막히고 가슴이 미어지던 날
친구와 나 제방을 걸으며
돌멩이 하나 되자고 했다
강물 위에 파문 하나 자그맣게 내고
이내 가라앉고 말
그런 돌멩이 하나
날 저물어 캄캄한 밤
친구와 나 밤길을 걸으며
불씨 하나 되자고 했다
풀밭에서 개똥벌레쯤으로나 깜박이다가
새날이 오면 금세 사라지고 말
그런 불씨 하나
그때 나 묻지 않았다 친구에게
돌에 실릴 역사의 무게 그 얼마일 거냐고
그때 나 묻지 않았다 친구에게
불이 밀어낼 어둠의 영역 그 얼마일 거냐고
죽음 하나 같이할 벗 하나 있음에
나 그것으로 자랑스러웠다
― 「돌멩이 하나」 전문
김남주(金南柱, 1946~1994.2.13) 시인이 유명을 달리한 지 어언 20년이 지났다.
어두운 시대의 장막을 찢고 불꽃처럼 산화한 그의 문학을
올바르게 평가하고 계승하는 일은 살아남은 자들의 몫일 것이다.
[창비 주간논평에서 발췌]
댓글 1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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64
죽음 하나 같이할 벗 하나 있음에
나 그것으로 자랑스러웠다^^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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