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유난히 일찍 핀 꽃 - 류근
64♣허브차♣(@motive57)2020-03-27 08:58:14
유난히 일찍 핀 꽃
- 류근 -
아, 이제서야 알 것 같다.
왜 올해 봄꽃들이
유난히 일찍 피었다 갔는지를.
왜 미친 듯 피었다
서둘러 다녀갔는지를.
꽃나무들도 알았던 것이다.
꽃나무들도 이러한 슬픔의 나날이 올 것을 알았던 것이다.
그래서 사람이 울 때 저희끼리 깔깔거리며 피어나는 게 미안해서
서둘러 뒤꿈치 들고 왔다가 간 것이다.
먼저 와서 벌 받는 자세로
면목 없이 면목 없이 피었다 간 것이다.
사람만이 그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.
사람만이 오늘의 슬픔을 예감하지 못했던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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